1. 어쩌면 조용한게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스트레스를 푼다는 건, 내 머릿 속에 있는 무언가 답답한 마음을 밖으로 표출하는 하나의 과정을 말할지도 모른다. 스트레스를 문자 그대로 해석하자면, '정신적인 압박'을 총칭하는 것으로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모든 일련의 생각들과 이로인해 파생되는 생각 및 감정등을 말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예술 작품들은 모두 한 사람의 스트레스가 그림, 음악, 말, 몸짓, 글 등으로 표현되어 나온 것들이다(적어도 내 생각엔). 


예술가는, 아니 모든 사람은,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수도 없는 사유의 과정을 거치고, 이것이 점진적으로 모으고, 정리하여 하나의 작품을 탄생시킨다.

그래서, 머릿 속에 존재하는 무언가를 개인의 환상 속에 불규칙하게 나열된 하나의 암호와 같다면, 작품이란 이 머릿 속의 암호들을 파악하여, 일련의 과정을 통해 정리하고, 결과적으로 수학공식과 같은 형식을 통해 다른 사람이 알아볼 수 있게 풀어낸 것이라 볼 수 있다.

이 특정 암호는 사회적 규율, 도덕, 법, 문화 등에 연관이 된 일정한 형식을 갖춘 것일 수도 있고, 또는 내 개인적인 일이나 경험, 생각과 결부된 나만 알아볼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어쨋든 암호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해당 부분을 알아채기란 매우 어려운 부분이며, 오해하기도 쉬운 부분이다.

문제는 개인이 이러한 머릿 속 암호를 밖으로 표출 해낼 때에 있는 것이다.

개인의 머릿 속 암호를 밖으로 표출할 때엔 일정한 형식을 갖추게 된다. 그것은 가장 함축적으로 표현이되는 그림이나 음악, 시와 같은 것들 부터 가장 구체화되어 나타나는 신문의 논설문과 같은 것까지 다양한 범주로 나타난다. 비록 이들의 표현 방식이 다르고, 얼마나 전달이 되는지가 다르다고 할지라도, 이러한 결과적인 창조물들은 비로소 남들의 눈에, 남들의 방식을 거쳐 해석이 될 여지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표현된 작품을 가지고 누구나 나름의 해석을 붙일 수 있다. 작가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이러한 부분은 예술을 손을 벗어나, 사회라는 대중들의 인식이란 과정을 거쳐 하나의 이미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에서 예술은 하나의 의사소통 과정을 포괄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한 사람이 이러한 자신의 작품을 특정한 인물 혹은 사건에 대한 것으로 한정 짓고, 불특정 다수가 아닌 다만 한 사람을 위한 작품을 만들어냈다고 한다면, 그리고 그 한 사람의 해석이 작가의 의도와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진다면 어떻게 될까. 

내가 모나리자를 그렸는데, 모나리자는 자신의 친구를 그린 것으로 생각한다면?


사람은 각양각색, 다들 다르다.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다르고, 다른 이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도 다르다.

혹여나 이런 생각의 차이가 서로에게서 불협화음을 만들어낸다면, 맞춰갈 수 있는 걸까.

내가 모나리자의 반쪽을 그리고, 당신이 나머지 반쪽을 그려서, 같이 두 개를 붙여놨는데, 누가 봐도 괴상할 것만 같은 그림이 나왔다. 그럼 이 그림을 추상화로 치부하고, 색다른 의미를 넣게 된다면, 나와 당신은 하나의 작품을 완성했다고 할 수 있을까?



2. 삐딱하게

삐딱-하다[발음 : 삐따카다]

원형 : 삐딱1

발음녹음

형용사

1 .물체 한쪽으로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있다. ‘비딱하다’보다  느낌 준다.
2 .마음이나 생각, 행동 따위가 바르지 못하고 조금 비뚤어져 있다. ‘비딱하다’보다  느낌 준다.



까놓고 얘기해서 내가 쥐드래곤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약간 그 반대의 성향에 가까운 사람인데, 나란 사람은 모순적이게도, 가끔 이 사람 노래가 좋을 때가 있다. 말도안되게. 


삐딱하게, 이 노래 오늘 와닿는다. 

한 동안 삐딱했다. 

과거의 나로부터 던지고 싶어서, 

내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과 내가 실제로 행하는 나란 사람과 내가 머릿 속으로 평가하는 나, 그리고 실제 내 마음이 느끼는 나란 사람은 모두 괴리감을 가진다. 

그 괴리감은 결국 실패를 불러왔고, 그 실패를 바탕으로 난 하나의 일치되는 나란 사람을 만들어보고자 했다.

난 누구인가,

청소년기에 끝날 것만 같았던, 이 질풍 노도의 시기는 사실 인생 전반에 걸쳐 이뤄지는 과업이란걸 뒤늦게 깨닫긴 했지만, 

이 과업을 완성하는 여러가지 단계 중에 20대 후반임에도 불구하고 청소년기와 별 다를바 없는 단계를 보여주는 내 자신이 한심할 뿐이다.

그래서, 난 조금은 삐딱해졌고, 조금 더 세상을 알고자 했다. 내 마음 속에 텅 빈 그 공허함을 채워보려고, 

사람은 누구나 공허하다. 혼자였고, 외롭다. 다만 느끼는 차이가 있고, 이걸 어떤 방식으로 계속해서 채워가는지가 중요하겠지.

갑작스레 바람이 불었고, 그 바람에 실려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다가, 지금은 다시 삐딱한 노선.

난 원래 비딱한 사람이 되질 못하는데, 그 삐딱한 노선을 타야만 하는 상황이랄까.

아니 정확히는 삐딱한 노선을 타야만 하는 상황이란 건 없다. 

그냥 다시 내 마음을 비우는 작업이 필요할 뿐,

enzyme이 작용할 때 기질 효소 복합체는 어쩌면 이런 부분을 잘 설명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심지어 섹스를 할 때도 서로 간의 궁합이 맞아야 신세경을 구경할테니 말이다.


세상이 바뀌지 않을 바엔, 내가 바뀌어야 한다.

그게 살아남는 방법일 테니깐,

중2병 걸린 사춘기 소년처럼 오늘도 삐딱하게 - 


영원한 건 절대 없어
결국에 넌 변했지
이유도 없어 진심이 없어
사랑 같은 소리 따윈 집어 쳐
오늘밤은 삐딱하게

내버려둬
어차피 난 혼자였지
아무도 없어 다 의미 없어
사탕 발린 위로 따윈 집어 쳐
오늘밤은 삐딱하게

버럭버럭 소리쳐 나는 현기증
내 심심풀이 화 풀이 상대는 다른 연인들
괜히 시비 걸어 동네 양아치처럼
가끔 난 삐딱하게 다리를 일부러 절어
이 세상이란 영화 속 주인공은 너와나
갈 곳을 잃고 헤매는 외로운 저 섬 하나
텅텅 빈 길거리를 가득 채운 기러기들
내 맘과 달리 날씨는 참 더럽게도 좋아

너 하나 믿고 마냥 행복했었던 내가
우습게 남겨졌어
새끼손가락 걸고 맹세했었던 네가
결국엔

영원한 건 절대 없어
결국에 넌 변했지
이유도 없어 진심이 없어
사랑 같은 소리 따윈 집어 쳐
오늘밤은 삐딱하게

내버려둬
어차피 난 혼자였지
아무도 없어 다 의미 없어
사탕 발린 위로 따윈 집어 쳐
오늘밤은 삐딱하게

짙은 아이라인 긋고 스프레이 한 통 다 쓰고
가죽바지, 가죽자켓 걸치고 인상 쓰고
아픔을 숨긴 채 앞으로 더 비뚤어질래
네가 미안해지게 하늘에다 침을 칵
투박해진 내 말투와 거칠어진 눈빛이 무서워 너
실은 나 있지 두려워져 돌아가고픈데 갈 데 없고
사랑하고픈데 상대 없고 뭘 어쩌라고
돌이 킬 수 없더라고

너 하나 믿고 마냥 행복했었던 내가
우습게 남겨졌어
새끼손가락 걸고 맹세했었던 네가
결국엔

영원한 건 절대 없어
결국에 넌 변했지
이유도 없어 진심이 없어
사랑 같은 소리 따윈 집어 쳐
오늘밤은 삐딱하게

내버려둬
어차피 난 혼자였지
아무도 없어 다 의미 없어
사탕 발린 위로 따윈 집어 쳐
오늘밤은 삐딱하게

오늘밤은 나를 위해 아무 말 말아줄래요
혼자인 게 나 이렇게 힘들 줄 몰랐는데 (그대가 보고 싶어)
오늘밤만 나를 위해 친구가 되어줄래요
이 좋은 날 아름다운 날 네가 그리운 날
오늘밤은 삐딱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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