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는 직업 선택을 잘하셨네요.

제 어렸을적 꿈은 원래 대부분의 아이들이 누구나 가져본다는 과학자였어요. 그리고 그만큼 수학과 과학을 좋아했죠. 한 때는 수학자도 하고 싶었어요. 제가, 사실 지금은 책을 거의 읽지 않아요 부끄럽게도. 어렸을적 초등학교 때 까진 많이 읽고, 중학교 때부터 거의 읽지 못했는데, 그 중학교 때 엄청 감명깊게 읽었던 책이 '우리 수학자 모두는 약간 미친겁니다'라는 폴에어디쉬에 대해 다른사람이 풀어낸 전기인데요. 그 수학만으로 보는 너무 멋진 모습에 정신이 팔려서 한 때 수학자를 잠깐 꿈꿨던 적도 있었죠. 

하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세상은 생각보다 호락하지 않으며. 과학자라는 직업을 수박에 겉핥기 만큼도 모르고 있었다는 걸 알았죠. 뭐 그래도 고등학교 초반까지는 과학자의 꿈을 가지고 있었어요. 공대를 가고 유학을 가고 싶다는 꿈이랄까요. 아직도 '빅뱅이론'과 같은 미드를 보면서 그들의 삶에 대해 가끔 꿈꾸긴 합니다만, 어쨋든, 문제는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과 진학지도 현실, 그리고 집 상황 등등과 연결이 되어,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렇듯, 성적에 맞추어 희망과를 적게 되었어요. 

어찌보면 만들어진 꿈이고, 저와 비슷한 제 친구들 대부분은 그 맞춰진 꿈에 따라 직업을 가지고 살고 있죠. 그래서 고등학교 매년 마다 가고 싶은 학교와 과를 적어내는게 있었는데, 1,2,3 순위에 공대와 의대 혹은 한의대 혹은 치과대가 있었죠. 

한 때 황우석 열풍과 함께 서울대 생명공학과 꿈을 가진 적도 있었구요. 이야기가 마치 전혀 원하지 않는데 간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음 과학자를 더 좋아핬었다 라는 거구요. 고등학교 때 주위 어른들 및 사람들의 기대에 맞추어 듣다보니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갈망도 생겼어요. 얼마전에 미드에서 이런 말이 나오더라구요 ‘Desires that didn’t even exist until we invented them.’ 그것처럼, 어느 순간 그 직업에 대한 기대감도 사실 함께 커져있었어요. 

정말 재밌는건, 사실 고등학생 때에 모두들 분명 직업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직업 체험 이런걸 한다해도 정말 추상적으로 접하는 것들이기에 결국은 모르는 거라고 생각되는데), 어찌보면 그들이 봐온, 꿈꿔온 이미지데로 상상을 하고, 갈망을 하게 된다는 거죠. 

그래서 고3 마지막에 부모님 및 선생님들, 그리고 주위 친구들?과 상의를 통해 결국 한의대를 원했고, 가게 되었어요. 의대는 이상하게 피를 보거나, 뭔가 차가운 이미지가 싫어서? 가기 싫어서 빼고, 그 당시 목표는 연대치대하고 경희대 한의대(뭐 둘 다 그 당시엔 서울의대 다음인 곳들이었는데)를 마지막 원하는 학교, 학과로 적어넣었던게 기억나요. 그 때 이 2가지 중 부모님은 한의대를 원했는데, 아무래도 더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을 것이고, 남을 돕고 살기도 좋을 거같고, 굶어죽지도 않을것 같아서 라는 이유였는데, 저도 이에 동의를 했던거 같아요.

그래서 결국 한의대를 왔죠. 시험에서 살짝 미끄러져서 원하는 학교는 아니었지만요. 되고 싶은 직업을 가지게 되었는데, 음, 개인적으로 생각보다 잘 맞는것 같아요. 단지 학문과 이 학문의 법적?인 문제들, 그리고 미래에 대한 걱정, 뭐 그 외에 이런 고민은 있을지 몰라도, 환자를 보고 치료해주는 등의 일련의 과정은 참 재밌다고 생각하고, 잘 맞는것도 같아요.

워낙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고, 얘기하는 것도 좋아하고, 하다보니, 관상부터 사주, 사람들까지 다들 잘맞는다고 해요 ㅋㅋㅋ 다행이죠? ㅋㅋㅋ 


아 지금 대략 끊느라고 이정도인데, 너무 기네요 생각보다. 읽느라 수고 하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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