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사탕을 본 적이 있나요?

한 컵의 설탕이 기계로 들어가고, 솜사탕 아저씨의 현란한 손놀림과 함께 커다랗고 뽀송한 솜사탕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던 어린 그 시절로 돌아가 봅니다.

마술사 같은 아저씨의 손에는 나의 꿈이 담겨있을 것만 같았던 솜사탕이 앞에 있습니다. 내 여동생에겐 분홍색 솜사탕을, 나에겐 파란 솜사탕을 하나씩 손에 쥐어주었죠.

부드러운 그 감촉이 너무 좋아서, 어린날 나는 너무도 솜사탕을 좋아했나 봅니다.


어른이 되어 그 뭉게구름 같은 솜사탕을 다시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솜사탕을 즐길만한 작은 여유조차 찾기 힘들기 때문이겠죠.

우리는 더욱 많은 예술을 향유하지만, 단순히 눈으로 보고, 만져보는 것으로 예술을 다 느꼈다고 하기는 힘듭니다. 

기술이 발달하고, 세상은 더욱 살기 좋아졌습니다. 사람들은 더 많은 문화를 접할 수 있게 되었고, 이곳저곳 여행도 많이 다닐 수 있게되었습니다. 여기저기 예술로 가득차있는 것만 같은, 모든게 꽉 차있는 현대인의 삶이지만, 실제로 우린 예술을 겉으로만 느끼고, 허영으로 채워가며, 흘러가는 삶 속에 묻어버렸는지도 모릅니다.


오늘 여기에 오신 분들에게, 그저 이쁘고, 아름다움만을 스치듯 지나치는 예술이 아닌, 느끼고 생각하고 상상할 수 있는 나의 어릴적 솜사탕을 선사하고 싶습니다.

5살 아이에게 주어진 솜사탕 안에 달콤한 맛과 부드러운 감촉, 그 안에 숨어있을 혹은 내가 녹여가며 만들어내던 상상화와 같은 그런 솜사탕을 드리고 싶습니다.


직관을 넘어서십시오. 그림 앞에 앉아 생각하고, 그림의 질감을 느끼고, 물감의 두께를 감각하며, 붓칠 하나하나에 담겨있는 그 깊은 감각을 느껴보십시오. 삶이 주는 많은 감성을 하나씩 일깨워 온통 그림에 집중해 보십시오. 

당신이 상상하던 그림을 그 안에서 찾아보세요. 그 안에는 나의 젊은 시절 첫사랑이 피어있고, 내 어릴적 친구들과 함께 뛰놀던 논바닥이 있고, 풀밭에 누워 보던 파란 하늘이 담겨있을 것입니다.


너무나도 빠른 현대인의 생활에 여러분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작은 쉼표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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